장기간 지속된 경기불황의 여파로 청년 취업난이 나날이 심각해지는 요즘, 현장 맞춤형 교육을 진행해 졸업생들에게 취업의 길을 열어주는 학교가 있다. 바로 부산의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이다. 최근 몇 년간 대기업, 중소기업, 공공기관 등의 취업률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는 명실공이 부산을 대표하는 특성화고로 급부상 중에 있다. 이에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의 우수한 취업 교육프로그램과 활동을 들여다봤다.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가 걸어온 길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교장 구기노)는 대순진리회의 종지(宗旨)인 해원상생의 기본 이념을 바탕으로 1996년 3월 5일 개교했다. 이후 2001년 3월 31일에 정보통신 특성화 고등학교로 지정받아, 2002년 3월 2일에 대진정보통신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2016년 올해에는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라는 지금의 교명으로 변경하여 힘찬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간의 발자취를 간단히 살펴보면 1996년에 ‘학생생활지도 우수학교’로 선정되어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정보통신 특성화 학교로서 정보통신 분야에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1997년 교육부 지정 인터넷 활용교육시범학교 선정을 시작으로 같은 해 전국 시·도 교육청 평가학교 정보화 분야에서 전국 1위를 했다. 1998년에는 교육활동 유공학교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특히 로봇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2006년 제8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호주)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 획득을 계기로 부산광역시 특성화 모델학교, 변화 선도학교로 선정되었다. 2008년에는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전국대회 은상, 국제로봇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09년부터 교육용 로봇시범학교로 선정되었으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교원능력개발평가 시범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2010년에 로봇올림피아드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전국과학전람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어서 펼쳐진 전국학생 로봇경진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2011년부터 교육용 로봇활성화학교(교육학술정보원) 및 제3회 정보과학 인재양성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어 교육과학기술부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발명특허 지원사업에 선정(특허청)되었으며, 직업기초능력 강화 지원사업에도 선정되었다. 또한 ‘대한민국 좋은 학교’로 뽑혀 경주 세계 APEC 교육부 장관 회의 박람회에 참가했다. 현재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는 ‘창의적 사고로 미래를 준비하는 참된 인재육성’이라는 교육 목표를 바탕으로 밝은 꿈과 힘찬 미래를 창조하는 전자과, 사물인터넷 세상의 주역 컴퓨터소프트웨어과, 꿈을 향해 도전하는 IT 프런티어 전자통신과, 꿈과 미래를 내 손으로 디자인 하는 산업디자인과 모두 4개 학과를 운영 중이며 800여 명의 학생을 대한민국 IT 산업을 이끌어 갈 인재로 육성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한 취업 교육 작년 말 서울대의 한 학생이 직업의 안정성과 삶의 질을 이유로 9급 공무원이 된 사연을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공무원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일화이지만 한편으론 청년취업난의 근본적인 이유를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인력 부조화’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중소기업에서는 “현장 근로자 중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이고 일할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고, 구직자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라고 말하는 모순된 상황을 의미한다. 중소기업과 구직자 간에 보수와 복리후생, 현장에서 원하는 숙련의 정도,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부족 등 상호 간에 바라보는 눈높이가 사뭇 달라서 빚어진 현상이다.
▲ 기능대회 수상
사회병리 현상으로까지 확대된 인력 부조화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중소기업의 청년 고용이 늘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에서는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심에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이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와 혁신역량의 재고를 위해 지역산업 분야의 현장 수요를 반영한 전문 기능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8년 전국 66개교 125억 원의 지원을 시작으로 2016년 전국 181개교 306억 원을 지원해 사업 초기 20%대에 머물렀던 중소기업 특성화고 취업률이 2015년에는 60%를 넘어서는 등 미지원 특성화고보다 17% 높은 가시적인 성과를 톡톡히 거뒀다.
▲ 산업체협약식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는 중소기업청 특성화고등학교 인력양성사업 선정으로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인력을 양성하여 연 1억 7천만 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특히 남학생은 병역특혜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진로선택의 폭을 넓히고 중소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바람직한 중소기업관·건전한 직업의식 확립을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취업역량 강화캠프, 취업 컨설팅 전문 기업 특별캠프, 산업체 견학 등을 하고 있으며 특히 우수기업 현장탐방에는 학부모도 많이 참여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매년 대기업 등에 취업한 선배와 대화의 시간을 가져 취업에 필요한 조언 등을 듣고 있으며, 산업체와 취업에 관한 협약체결 및 산학협력을 강화했다. 해외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창의력과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일리지 우수 학생 35명을 선발하여 매년 일본 등으로 해외연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산업디자인과는 일본 도쿠야마대학의 애니메이션학과, 영상학과와 유학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일본어 능력에 따라 4년간 50%, 70%, 100%의 장학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 산업시찰
방과 후에는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학과별로 컴퓨터활용능력반, 전자기기 기능반, 전자캐드 기능반, 전자계산기 기능사반, 컴퓨터그래픽스 운영기능사반, ATC자격증 취득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웹디자인, 애니메이션, C언어 및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모바일 로봇 제어를 배우는 ‘모바일로보틱스’ 등의 동아리들이 전국 및 부산 기능대회에서 금, 은, 동에 입상하는 등 취업에 유리한 스펙을 쌓고 있다. 공기업, 대기업, 강소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공채반 및 자격증반을 1학년 때부터 운영하여 한국전력공사, 대우조선해양, 한국수자원공사, 한화건설, 한국증권거래소,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가스공사,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S, LG이노텍 등에 취업하고 있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을 통한 인성 교육 취업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의 습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인성 함양이다. 졸업 후 기업체에 입사할 학생들은 학교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또 오늘날 도덕성 부재가 만연한 이 사회에 참된 인성을 갖춘 전문 직업인은 우리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이다.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는 개교 이래 3無(무폭력, 무흡연, 무결석) 운동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침 조회시간에는 전교생이 존경·감사·겸손의 3가지 마음 갖기 인사로 인성을 함양하고 있다.
▲ 로봇동아리 각종 박람회 참가
이와 더불어 개교 초기부터 형식적인 소풍, 수학여행을 폐지하고 신선한 대자연에서 심신 단련과 질서의식, 자립정신과 극기심 배양을 목적으로 매년 지리산 천왕봉 및 한라산 정상 등반, 지리산 둘레길 걷기 등의 체험중심 극기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장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축구, 농구, 배드민턴, e-sports 대회 등)를 통해 오고 싶은 학교, 즐거운 학교로 만들어 가고 있으며, 특히 축구동아리는 KBS-1 ‘시사기획의 창’(운동장이 수상하다)에 방영되어 언론에 체육교육 실시 모범학교로서 주목을 받았다.
▲ 축구 동아리 우승, "시사기획 창" 방영
등교할 때 학생과 선생님 간의 인사로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년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부산 바다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모두가 함께하는 학교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댄스동아리인 DJH4와 보컬동아리인 DMZ는 감천문화마을 축제, 금정산성역사문화축제 등의 대외 공연 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진디자인 봉사단 학생들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국가유공자 자택을 방문하여 도색과 벽화를 그리는 봉사활동을 하여 부산 국가보훈청으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학생의 어머니들이 주축이 된 샤프론 봉사단은 2006년부터 조직되어 환경 살리기, 생명존중 자살예방 활동, 사랑의 바자회 등의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 시민자원봉사회 봉사활동 으뜸 학교로 선정되었다. 한편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배양하기 위하여 매주 화요일 저녁에 무료로 만화 교실·서양화 교실을 열고 있다. 주민들이 그린 작품은 매년 부산 금정구 문화회관, 부산은행 BNK갤러리 등에 전시된다.
내일을 준비하는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 우리 사회는 오랜 기간 좋은 대학에 진학해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하나의 인생 모범답안처럼 받아들였다. 진학이 먼저고 취업이 뒤였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된 취업난으로 오래된 성공모델이 깨지고 있다. 특성화고에서 자신의 적성과 전문성을 살린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획일화된 성공모델에 균형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이며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들의 취업난을 한층 개선할 것으로 예상한다. 취업의 트랜드가 점차 선취업·후진학의 형태를 띠고 있는 시점에서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는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학교다. 2013년에 취임한 구기노 교장과 전 교직원 일동은 기업이 요구하는 현장 맞춤형 교육과 다양한 활동으로 인성을 갖춘 전문 직업인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