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오륜(三綱五倫)은 음양합덕(陰陽合德), 만유조화(萬有造化) 차제도덕(次第道德)의 근원(根源)이라 부모(父母)에게 효도(孝道)하고, 나라에 충성(忠誠)하며, 부부화목(夫婦和睦)하여 평화(平和)로운 가정(家庭)을 이룰 것이며, 존장(尊丈)을 경례(敬禮)로써 섬기고, 수하(手下)를 애휼(愛恤) 지도(指導)하고, 친우간(親友間)에 신의(信義)로써 할 것.
수칙(守則)은 훈회(訓誨)와 더불어 도인들이 수도과정에서는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반드시 지키고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도주님의 뜻을 받들어 도전님께서 명시해 놓으신 것이다. 위의 구절은 ‘도인의 수칙’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내용이며, 삼강오륜이 음양합덕 만유조화로서 차제 도덕의 근원이 됨을 밝혀주시고 있다. 삼강오륜01은 유교(儒敎)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綱領)과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인륜(人倫)으로, 유교를 신봉하던 전통사회에서 대단히 중시해 온 덕목이다. 그중에서 삼강과 오륜에 모두 해당하는 덕목 중의 하나가 바로 부부간의 윤리에 관한 것인데 수칙2에서는 이를 “부부화목하여 평화로운 가정을 이룰 것이며”라고 하여 가정의 평화를 위한 전제로써 부부화목을 제시하고 있다. 예로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하여 인간의 삶의 기반인 가정이 평화롭고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상제님께서도 “이제 천지신명이 운수자리를 찾아서 각 사람과 각 가정을 드나들면서 기국(器局)을 시험하리라. 성질이 너그럽지 못하여 가정에 화기(和氣)를 잃으면 신명들이 비웃고 큰일을 맡기지 못할 기국이라 하여 서로 이끌고 떠나가리니 일에 뜻을 둔 자가 한시라도 어찌 감히 생각을 소홀히 하리오.”02라고 하셨으니, 도(道)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더더욱 가화(家和)를 이루기 위해 각별한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정의 두 주체인 부부간의 화합과 화목이 필요하다. 화목이란 서로의 뜻이 상통하고 정답다는 의미이다. 부부화목은 상호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도리(道理)를 다하며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지닐 때 가능하다. 그러나 사회인들은 물론 도인들 중에서도 이러한 도리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아 가정에 불화가 생기고 심지어는 이혼하게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도전님께서는 “도를 믿은 후부터 가정의 불화가 야기되었을 경우 가정화합에 전력을 기울이며, 가정화합이 불가능할 시는 믿음을 중지(中止)하도록 권고하여 가정의 평온을 회복시켜야 한다.”03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 그만큼 가정은 도인들의 수도와 사회생활을 위한 삶의 기반인 동시에 선경건설을 위한 전초기지가 되는 곳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가정의 두 주체인 부부간의 관계이지만, 우리나라의 결혼율 대비 이혼율(47.4%)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두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은 헤어지는 게 현실이다.04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전체 이혼율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50대 이상의 이혼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부부간의 불화에 따른 이혼은 여전히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이혼이 우리 사회의 문제로 대두한 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EBS 방송국에서 지난 수년간 진행해온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우리 사회에도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초기에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영역을 넓혀 다양한 가족 관계는 물론 사제(師弟) 간의 문제점들을 심리적인 코칭(coaching; 지도)과 솔루션(Solution; 해법)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족 간의 불화와 갈등으로 절망감에 빠져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 주고 있다. 다양한 가족 간의 문제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 영향력 또한 큰 것이 부부간의 갈등과 상처로 인한 문제이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의사와 심리학자들이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부부문제는 가족 구성원은 물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이 문제에 관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며 심리치료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사람이 있다. 그녀는 바로 아시아인 최초로 가트맨공인치료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가족 간의 상처와 갈등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치유활동을 펼쳐온 최성애 박사이다. 그녀가 소개한 가트맨 치료법은 지난 2006년 MBC스페셜다큐 <행복한 부부 이혼하는 부부>를 통해 소개되면서 세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고, 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청하였다. 그 후 가트맨 방식은 다양한 방송과 언론매체에서 부부 및 가족 심리치료를 위해 각광받는 치료법으로 대두하였다. 근래 그녀가 출간한 『최성애 박사의 행복수업』05이란 책은 부부문제 해결을 위해 존 가트맨 박사가 계발한 치료법의 핵심사항들을 소개해 놓았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부부화목의 실천방안으로 가트맨 부부치료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다소 막연하게 느껴졌던 부부화목을 위한 실천방안에 대해 더 구체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왜 가트맨 방식인가?
존 가트맨(John gottman) 박사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부부치료 전문가이다. 그는 지난 36년 동안 3,000쌍이 넘는 부부를 과학적인 방식을 통해 장기적으로 추적 연구해 가트맨 치료법을 완성하였다. 감정코칭을 통한 관계방식의 개선에 초점을 둔 이 치료법은 기존의 결혼 생활 연구 및 부부치료에 혁신을 일으켰고, 미국에서 ‘우리의 미래가 가트맨의 손안에 달려 있다’, ‘결혼을 과학의 경지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연구하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부부치료’가 공동체의 회복을 위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가트맨 치료법은 대단히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어서 구체적인 진단은 물론 이혼의 예측과 예방법까지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온 어떤 부부치료 방식보다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가트맨 박사가 처음 연구를 시작한 것은 미국에서 이혼율이 급증하던 1970년대였다. 30대 초반이던 그는 사귀던 여성들과의 관계가 대부분 좋지 않게 끝났고 결혼마저도 실패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이혼이 폭증한 데 비해 부부관계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연구한 전문가가 거의 없었다. 이를 계기로 원래 MIT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가트맨 박사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던 버클리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레벤슨 박사와 함께 인간관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해 보기로 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연구를 시작할 때 어떤 선입견이나 가설을 세우지 않고 실제 부부들이 사는 모습을 연구하여 어떻게 하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알고자 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가트맨 박사는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기숙사를 아파트처럼 꾸미고 주말마다 그곳으로 부부를 초대해 평소처럼 지내게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비디오에 24시간 동안 찍어서 말의 내용, 표정, 눈빛, 억양, 태도 등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미세 단위로 분류했다. 또한 성격이나 학력, 직업, 결혼관 등에 관한 심층면접과 더불어 심장박동수와 혈류량, 스트레스 및 호르몬 지수 등을 측정했다. 이런 자료를 모두 수집한 다음, 그들의 5년 후, 10년 후, 15년 후를 추적해서 무엇이 결혼 생활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지를 수학적으로 밝혀내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가트맨 박사는 행복하게 사는 부부, 불행하게 사는 부부, 이혼한 부부가 서로 어떤 점이 달랐는지도 살펴보았다. 그러나 성격, 학력, 직업, 외도, 폭력, 음주 등의 여러 요소와의 상관관계를 다 맞춰보았지만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촬영한 비디오를 다시 백 분의 1초 단위까지 미세하게 분석하고, 촬영 당시의 심장박동수와 땀의 양, 혈류량의 수치 등을 비교해 보았다. 이렇게 36년간 3천여 쌍의 부부를 연구한 결과 부부 관계는 싸움의 ‘내용’이 폭력, 외도, 도박 등 아주 심각한 사유이든 치약 짜는 습관 같은 사소한 것이든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 연구 끝에 그는 싸움의 ‘내용’ 아니라 싸우는 ‘방식’ 때문에 이혼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지 않은 싸움의 방식이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였다. 이것을 ‘이혼으로 가는 네 가지 지름길’이라고 하며 그러한 행위를 많이 한 부부들은 결국 이혼으로 끝난다는 답을 얻었다.
그 후 가트맨 박사는 이혼하지 않고 높은 관계 만족도를 유지하는 부부들은 무엇이 다른가를 연구해 보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눈에 잘 드러나지 않아 해답을 찾는 데 대단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가 다시 오랜 시간 동안 녹화된 비디오자료를 분석한 끝에 행복한 부부들은 불행한 부부들보다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 ‘긍정성’을 훨씬 많이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의 차이는 능력이나 성격, 또는 재산 같은 조건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패턴에 있었던 것이다. 즉 행복한 부부들은 애정이나 열정이 아닌 상호 우정과 우호감이 높았고, 갈등 상황에서도 갈등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부드럽고 점잖았다. 이에 반해 불행한 부부들은 우호감을 충분히 쌓지 못한 데다 갈등을 관리하는 방식, 대화하는 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이혼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를 토대로 가트맨 박사는 부부가 언쟁하는 모습의 첫 3분만 보아도 이혼 가능성을 약 94%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행복한 부부의 특징 불행한 부부는 문제가 있을 때 일단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한번 싸우기 시작하면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린다. 이들이 싸우기 시작하면 적절한 시점에서 제동을 걸지 않고 갈 데까지 가버리기 일쑤고, 상대의 영향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이에 반해 행복한 부부는 문제가 있으면 심각하던 심각하지 않던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려고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다시 한번 다듬고 고친다. 간혹 싸우더라도 갈 데까지 가지 않고 제동을 걸어 화해 시도를 해서 관계를 회복하며, 상대의 영향력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들은 통장에 돈을 쌓듯 정서통장에 호감과 존중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놓아서 나쁜 일이 있을 때도 금세 회복한다. 가트맨 박사는 “변화를 원하면 먼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라. 사람은 결점까지도 사랑받고 수용된다고 믿을 때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한다. 결국,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의 차이는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 싸움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 하는 ‘방식의 차이’였던 것이다.
가트맨 박사는 안정되고 행복하게 사는 부부를 ‘관계의 달인’이라 부른다. 관계의 달인은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관계를 견실하게 유지하고 서로 생동감 있게 지내는 부부를 말한다. 이들은 습관적으로 긍정적인 것을 먼저 보는 경향이 강하며, 관계 속에서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낀다. 그리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부정적인 상호작용보다 20배 정도 더 많이 하는데 심지어 갈등에 처하거나 어떤 주제를 놓고 다툴 때조차도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부정적인 상호작용보다 5배나 더 많이 한다. 반면 불화를 겪고 있는 부부는 1:0.8의 비율로 부정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동일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두 사람이 평소에 긍정성을 얼마나 쌓았느냐에 따라 관계의 회복 속도가 확연하게 달랐다.06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습관이 형성되는 데는 평균 21일이 걸리고, 습관이 자동화되기까지는 대략 63~10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가트맨 박사는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좋은 점을 먼저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부부들은 일상 속에서 긍정적인 언행을 조금씩 자주 표현한다. 관계의 달인이 되려면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꿈과 동시에 그것을 일상에서 ‘자주’ 표현해야 한다. 가트맨 박사는 긍정성의 효과를 양과 질, 시간과 횟수, 내용과 형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긍정성의 효과는 얼마나 자주 하느냐(빈도, 횟수)에 달렸지 돈의 액수나, 얼마나 새롭고 거창하냐에 달린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트맨 부부치료의 핵심이 ‘작은 일을 조금씩 자주 하라(Small things often)’인데, 이것은 누구든지 작은 일이라도 상대에게 호감, 존중, 감사, 배려와 같은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자주 하면 안정되고 행복한 관계의 달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부부화목의 비결
가트맨 박사는 ‘행복한 관계의 집’이란 모델을 통해 부부가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중에서 행복한 부부,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먼저 실천해야 할 4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인 ‘사랑의 지도 그리기’는 서로의 내면세계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가를 보기 위한 과정이다. 관계는 아는 만큼 좋아지고 이해가 되며 가깝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사랑의 지도는 이미 형성되어 있는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상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번째가 ‘서로에 대한 호감과 존중 쌓기’이다. 가트맨 박사는 실험을 통해 부부 사이에 끊임없는 감정의 교류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였고, 그 과정에서 감정의 찌꺼기가 쌓이거나 남아 있으면 부패하기 십상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서운한 감정은 관계를 병들게 하는 신호인데, 이를 무시한 채 놔두면 심할 경우 이혼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감정을 제거하는 방법은 하루에 3번 이를 닦듯이 호감과 존중을 자주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관계의 달인들은 습관적으로 호감과 존중을 자주 느끼고 감사와 배려를 끊임없이 표현한다. 세 번째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대화하기’이다. 말이란 인간관계의 첫걸음으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기도 하고 끊어버리기도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행복한 부부, 행복한 가정을 향한 첫걸음은 상대에게 말을 거는 데서 시작한다. 말걸기에는 상대의 말에 반박하거나 비웃음으로 반응해서 서로 원수가 되는 대화가 있고, 상대의 말과 관계없는 화제로 자기 마음대로 바꾸거나, 엉뚱한 소리 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아 멀어지는 대화가 있다. 반면 상대에게 관심과 열의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이 ‘다가가는 대화’이다. 가트맨 박사는 이러한 대화가 부부간에 서로 호감과 신뢰를 쌓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한다.
네 번째는 ‘긍정적 감정의 밀물 현상’으로, 이는 평소에 긍정적인 감정이 쌓여 있어서 같은 일도 좋은 쪽으로 인식되거나 좋게 보려는 마음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생활 속의 작은 일에도 자주 호감과 존중, 감사를 표현하면 부부간에 긍정적인 감정이 마음의 바탕에 깔리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상시에 사랑의 지도 그리기, 호감과 존중 쌓기, 다가가는 대화를 통해 긍정적인 감정을 쌓아놓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밖에도 올바른 부부싸움 방식과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기, 그리고 함께 만드는 우리 집 문화가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부부싸움의 방식과 꿈에 관한 부분이다. 가트맨 박사가 3,000쌍 이상의 부부를 36년간 추적해 연구하면서 발견한 중요한 사실은 모든 부부에게는 해결되는 문제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인종이나, 학력, 수입과 무관하게 평균적으로 모든 부부가 지닌 문제의 31% 정도는 풀리는 문제이고 나머지 69%는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이전까지 심리학자나 부부상담사들은 부부문제를 ‘성격차이’나 ‘아동기의 상처’로 분석해서 이를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가트맨 박사는 그것뿐만 아니라 가치관이나 유전자의 차이, 또는 실존적 가치관이나 환경의 차이 등 수많은 요인이 부부 사이의 영속적 갈등과 관계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영속적 갈등의 주제를 가지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에 따라 관계의 질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부부 사이의 영속적 갈등에 대한 가트맨식 처방은 ‘해결하려는 의지를 버려라’인데, 매우 역설적인 얘기지만 이것은 분쟁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책으로 알려진 ‘라포포트’07 방식이다. 가트맨 박사가 이 방식을 부부 갈등에 적용했더니 파국으로 결말을 맺던 관계가 평화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라포포트 방식의 핵심은 문제를 풀거나 타협하려는 시도를 접어두고, 서로 깊은 수준에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 사이의 영속적 갈등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서로의 관점과 현실을 이해하며 ‘관리’하는 데 역점을 두라는 것이다. 특히 어떤 문제와 관련하여 그 사람의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 왜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지를 탐구해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 절망스럽던 감정은 눈 녹듯 사라지고 공감과 수용의 여지가 싹트기 시작한다. 꿈이란 그 사람의 핵심이고 존재의 기반이며, 삶이 지향하는 아주 소중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부부관계에서도 두 사람의 꿈이 모두 존중되는 가운데 서로 화합해서 우리만의 가정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진정으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가트맨 박사가 지난 36년간의 연구를 통해 밝혀낸 부부화목에 관한 원칙들을 살펴보면 대순진리(大巡眞理)와도 일맥상통하는 면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사랑의 지도 그리기와 호감과 존중 쌓기, 마음으로 다가가는 대화하기에 관한 부분은 도전님께서 “인류의 평화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여 인보상조(隣保相助)의 미덕으로 밉고 고움이 없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도의 무한대한 진리에 있음을 이해하라.”고 하신 말씀이나, 수칙의 “언동(言動)으로써 남의 척(慼)을 짓지 말며, 후의(厚意)로써 남의 호감(好感)을 얻을 것이요….”에서 남에게 척을 짓지 않고 상호이해와 상부상조를 추구하는 해원상생(解冤相生)의 진리와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가트맨 박사는 부부 사이에 감정의 찌꺼기가 없어야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감정이 밀려와 화목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하였다. 상제님께서 “속담에 ‘무척 잘 산다’ 이르나니 이는 척이 없어야 잘 된다는 말이라.”(교법 2장 44절)고 하셨는데, 이 말씀은 부부 사이는 물론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원리이다. 부부 사이에 서운한 감정인 척이 있으면 막힘이 생기고 이러한 감정을 풀지 않고 쌓아 두면 가정불화의 원인이 된다. 해원이 되어야 상생이 되고 상생이 되어야 해원이 되므로 도인들은 부부간에는 물론 가족들과 척을 짓지 않도록 해야 하며, 만약 맺힌 게 있다면 상호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올바른 부부싸움의 방식에 관한 가트맨식 처방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역점을 두라는 것이었다. 도전님께서는 모든 문제가 사회에서나 개인 사이에 서로 화목하지 못한 데서 발생하므로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한다고 하셨다.08 그러므로 도인들은 부부간에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고마운 점을 생각하며 서로 의논하여 화목 속에 화합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만약 불화가 생긴다면 배우자나 가족이 도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임을 깊이 이해하여 가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찍이 도전님께서 “가화(家和)가 있는 곳에서 공(功)을 거둘 수 있으니 가정화합에 대한 교화를 먼저 하라.”09고 하셨고, “공부할 수도자는 반드시 가화를 이룩한 도인에 한정하고 이를 치성참례 도인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10고 하시며, 도인이 갖추어야 할 필수덕목으로 ‘가화’를 말씀하신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 집안에서 남편과 아내가 각자 자신의 도리를 다하여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야 하고, 불화가 있을 시에는 올바른 도리로 잘 이해시켜 나가야 한다. 도인의 가정에 화기(和氣)가 가득할 때 이웃에게도 좋은 모습으로 비춰져 인망(人望)을 얻게 되고, 나아가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상제님의 덕화를 선양할 수 있는 것이다. 도인들은 가정의 불화로 상제님의 덕화를 손상시키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하며, 인망을 얻어야 신망(神望)에도 올라 우리의 목적인 도통과 운수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처럼 부부화목하여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는 것은 도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필수요건이므로, 부부간에 호감, 존중, 감사, 배려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많이 하여 가화를 이루고, 상제님의 광구천하·광제창생의 유지(遺志)를 받들어 나갈 수 있도록 성경신을 다해야겠다.
01 삼강(三綱)은 임금과 신하,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이 지켜야 할 세 가지 강령[君爲臣綱, 夫爲婦綱, 父爲子綱]이고, 오륜(五倫)은 유교의 실천도덕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의 도리[君臣有義, 父子有親,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를 말한다. 02 교법 1장 42절. 03 『대순지침』, p.30. 04 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51%), 스웨덴(48%)에 이어 이혼율 3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05 최성애, 『최성애 박사의 행복수업』, 해냄출판사, 2010. 06 가트맥 박사의 ‘행복한 부부의 5대 1 황금비율’ 연구를 본 프레드릭슨 박사는 이를 직장 내의 인간관계에도 적용해 보았다. 그 결과 비슷한 조건 하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을 낸 그룹은 팀원들 상호 간의 긍정성 대 부정성의 비율이 5.6대 1이었고, 평균치의 성과를 낸 그룹은 2.93대 1이었다. 그리고 가장 성과가 낮은 그룹은 부정성이 2배 가까이 높은 1.9대 1이었다. 연구를 계속한 그는 누구라도 긍정적 감정이 부정적 감정의 3배 이상만 높으면 좋은 쪽으로 마음이 쏠리게 되는 ‘티핑포인트’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냈다.(최성애, 『최성애 박사의 행복수업』, 해냄출판사, 2010, pp.66~67) 07 이 방식은 토론토 대학에서 평화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창설한 라포포트 박사가 동서고금의 분쟁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얻은 결론이다. 그가 평화적으로 해결된 분쟁과 비극으로 끝난 분쟁에 대한 분석에서 얻은 답은 아이러니하게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려면 먼저 해결하려는 의지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08 『대순회보』 5호 훈시 말씀 참조. 09 『대순지침』, p.29. 10 『대순지침』,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