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원을 따라 입도 후 선도자(先導者)와 연운(緣運)의 상종(相從)관계가 성립된다. (도헌 제14조)” (『대순지침』, p.15)
체계(體系)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이다. 우리 종단의 체계는 연원(淵源)에 따른 연운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대순진리회의 연원은 신성불보살들의 청원과 하소연으로 인세에 강세하시어 무극대운(無極大運)의 상생대도(相生大道)를 펼치신 상제님의 계시(啓示)로 종통을 세우신 도주님으로부터 유명(遺命)으로 도전님께 이어져 내려왔다. 이 연원은 바꿀 수도 고칠 수도 없는 천부적인 종통계승으로 상제님과 도주님, 도전님으로 이어지는 연원 체계가 대순진리의 근본이다. 모든 도인은 연원을 따라 입도 후 선도자와 연운(緣運)의 상종관계가 성립되는데, 이 연운 체계는 종단의 임원 체계로 유지되고 임원 체계는 상임원(선감·교감·보정), 중간임원(차선감·교령·정무, 선사·교정·정리), 선·교무로 구성되어 일반 도인들을 선도·교화하여 나간다. 이렇게 대순진리회의 체계는 연원과 연운 체계로 나누어진다. 연원의 한자는 못 연(淵), 근원 원(源)으로서 모든 사사물물(事事物物)의 근원을 뜻한다. 연원은 천지의 이치가 일육수(一六水)에 근원하였다는 시원(始原)을 의미하기도 한다. 복희 때는 용마(龍馬)가 황하에서 하도(河圖)를 지고 나와 거기에서 천리를 깨달았고 우왕 때는 신구(神龜)가 낙서(洛書)를 지고 나와 거기에서 천지의 이치를 깨달았다. 금산사에 미륵불(彌勒佛)을 모신 자리에도 용소(龍沼)가 있다. 진표율사는 용소를 숯으로 메우고 좌대를 연화대 대신 쇠솥을 얹고 그 위에 미륵불을 세웠다. 도전님께서는 이것을 “금산사도 진표율사가 용추(용소)를 숯으로 메우고 솥을 올려놓은 위에 미륵불을 봉안한 것은, 증산(甑山)정산(鼎山)의 양산의 진리를 암시하여 도의 근원을 밝혀 놓은 것이다.”01라고 하셨다. 이처럼 금산사에 미륵불을 모신 자리에도 용소가 있어 상제님과 도주님의 진리가 못, 즉 물에서 나온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원 근본을 가리키는 말이 바로 ‘연원’이다. 상제님과 도주님, 도전님으로 이어지는 연원의 특징은 첫째로 연원은 천부적이라는 것이고, 둘째로 연원은 바꿀 수도 고칠 수도 없다는 것이며, 셋째로 도통은 연원에 있다는 것이고, 넷째로 모든 도인의 연원은 같다는 것이다. 천부(天賦)라는 것은 하늘이 부여했다는 뜻이다. 연원은 천부적으로 정해진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므로 인위적으로 바꾸고 고치는 것이 절대적으로 불가하다. 이러한 연원의 천부적인 속성에서 바꿀 수도 고칠 수도 없다는 연원의 두 번째 속성이 나온다. 도전님께서는 “본도의 연원(淵源)은 상제님의 계시(봉서)를 받으셔서 종통을 세우신 도주님으로부터 이어 내려왔다.” (도헌 제13조) 하시며, “이 연원은 바꿀 수도 고칠 수도 없으므로 연운과 혼동해서는 아니 된다.”고 하셨다. 연원과 종통은 완전히 같은 개념이므로 종통도 바꿀 수도 고칠 수도 없는 것이니 그 누가 종통을 계승하였다고 자처해도 그것은 한갓 도척(道慼)의 준동일 뿐이라는 것을 명백히 인식하여야 한다.02 도통은 상제님과 도주님, 도전님으로 이어지는 연원에 있는 것이지 연운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도전님께서 “태호복희씨 때 용마가 하도(河圖)를 지고 나왔으니 용마부도(龍馬負圖)라고 하고, 우임금 때 거북이가 글을 지고 나왔으니 금구낙서(金龜洛書)라고 하고, 이번에는 용추 못에서 연원이 시작되므로 연원도통이라고 한다.”03 하셨다. 이 말씀은 천하절후의 봄인 천존시대(天尊時代)는 용마부도로 그 진리의 시원을 열고, 여름인 지존시대(地尊時代)는 금구낙서로 열며, 가을인 인존시대(人尊時代)는 연원도통으로 열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도인의 연원은 상제님과 도주님, 도전님이시다. 내 연원 네 연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래된 도인이나 갓 입도한 도인이나 연원은 모두 같다. 이러한 우리 도의 연원에 따라 입도하는 도인들은 전도인(傳道人)과 연운(緣運)의 관계가 성립된다. 사사상전(師師相傳)으로 맺어진 연운에 따라 도인들은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입장에 서게 된다. 연운에 따른 포덕(布德) 업적에 따라 임원 체계가 형성되며 이 체계가 대순진리회를 유지 발전시켜나가는 기본 체계이다. 연운 체계 안에서 선각의 자세는 자모지정(慈母之情)으로 아랫사람을 대하는 것이고, 후각의 도리는 은사지의(恩師之義)의 심정으로 위를 받드는 것이다. 선각과 임원이 있어 도를 알았고 배워나갈 수 있는 것이고, 임원은 수반이 있으므로 임원이 되고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이므로 서로가 고맙고 감사한 존재인 것이다. 이러한 감사와 보은의 정신을 바탕으로 연운 체계 안에서 화합단결을 이루기 위해서는 도전님께서 훈시하신 바와 같이 다음의 네 가지 실천사항을 명심하여야 한다.04 첫째, 임원들은 제반 처사에 있어서 공명정대해야 한다. 임원은 도(道)의 일이나 수반 도인들을 보살필 때 편벽된 처사나 사심으로 일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 편벽된 처사나 사심으로 일을 처리하면 불평과 불만이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화합단결을 해치게 된다. 도전님께서 “모든 도인들은 처사에서 무편무사(無偏無私)하고 공명정대하여 욕됨이 없게 하라.”05 하셨듯이 임원은 모두 일을 처리하면서 공명정대하게 하여야 체계 안에서 화합단결을 이룰 수 있다. 둘째, 도인은 서로 화합해야 한다. 해원상생 대도를 실천 수행하는 우리 도인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화합한다는 것이다. 도전님께서는 “해원상생보은상생은 ‘남에게 척을 짓지 말고 남을 잘 되게 하라.’는 진리이니, 화합단결상부상조를 강조하고 그것을 실천토록 교화하라.”06 하셨다. 막히고 걸리는 것이 척(慼)이며 척은 반드시 풀어야 한다. 척이 없어야 통하게 되므로 화합이라는 말을 명심하고 실천하여 몸과 마음에 배어 생활화되게 하여야 한다. 셋째, 언제나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상제님께서는 천지공사를 보시면서 인사(人事)뿐 아니라 신명계의 일도 종도들에게 의사를 물어보시고 처결하셨고, 도주님과 도전님께서도 도중사(道重事)를 임원들의 의사를 물어 처리하셨다. 이를 본받아 임원들은 자신의 주장이 있더라도 수반들의 의사를 충분히 들어보고 그 의견이 자신의 주장보다 좋다면 따라야 한다. 상대방의 의견이 옳지 않다면 억지로 관철시키려고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도전님께서 “내 경위만 옳고 남의 주장을 무시하는 데서 반발을 일으켜 서로 미워하다가 마침내 원한을 품어 척을 맺는 법이다.”07라고 하셨듯이 언제나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할 줄 알아야 척을 맺지 않고 화합단결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도(道)에서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는 이유를 도전님께서는 “수반들의 의사를 존중하라는 것에는 거기에 마땅한 이유가 있습니다. 도인들은 상제님께서 베푸시고 천지신명들이 베풀어주는 기운을 모두가 다 같이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단순히 사람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일은 신명의 일이고 우리 도는 신도인 것입니다. …모든 일을 임원 혼자의 의사로써 결정할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의사를 물어야 합니다. 사람은 각자 기국과 생각이 다르므로 많은 사람에게 물어야 많은 기운을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천운(天運)에 따른다고 하는 것입니다.”08라고 밝혀주셨다. 넷째, 연운 체계를 바르게 확립해야 한다. 이에 대하여 도전님께서는 “우리의 연운 체계는 포덕한 업적에 따라 형성된 조직 체계로서 포덕 연운에 의합니다. 연운 체계의 확립이란 자기의 연운에 따라 형성된 것을 다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체계는 도심으로써 바로 확립되고 도심은 위아래 도인들이 서로 믿으며 변하지 않고 신뢰하는 데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09라고 하셨다. 『대순지침』에 밝혀진 바와 같이 체계는 상호 은의(恩義)로써 세우고, 예(禮)로써 지키며, 상제님의 덕화(德化)로 유지하고, 대순진리를 올바르게 알고 가르쳐 정립(定立)해 나가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연원은 대순진리의 근본이며, 연운 체계는 연원에 따라 입도 후 사사상전(師師相傳)으로 맺어지는 도인들의 상종(相從) 관계로 포덕한 업적에 따라 형성되는 종단의 기본 질서이다. 수도란 인륜을 바로 행하고 도덕을 밝혀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종단의 체계 안에서 수도하고 있으므로 체계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 도를 닦는 것이니 경상애하(敬上愛下)의 융화로 단결하여 수도의 완성을 기하고, 기본사업과 3대 중요사업을 통하여 종단의 목적인 지상신선과 지상천국을 이루는 일에 성경신을 다하여 매진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