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를 통해 연원의 발자취를 따라 가면서 연원의 마음을 많이 느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은 동학사입니다. 동학사는 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에 이르기까지 충의지사를 기리기 위해 위패를 모셔 놓은 곳입니다. 그곳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여러 충신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데 유독 제 마음에 깊이 남는 분이 바로 박재상입니다. 박재상은 신라의 세 명의 임금(내물왕, 실성왕, 눌지왕)을 모셨던 신하입니다. 이분이 목숨을 다해 임금을 모신 일생을 성지순례 강사분으로부터 듣고서 상제님을 향한 신앙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충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을 희생하여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입니다. 우리는 항상 충신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실 그분들은 아주 훌륭한 분들이고 본받아야 한다고 이성적으로는 생각했지만 내가 정작 나라를 위해 목숨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삶과 제 삶을 연관시키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이분들의 삶은 이분들의 삶이고 제 삶은 제 삶이라고 치부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순진리회에서 한 나라의 임금을 초월해서 전 우주의 주인이신 구천상제님을 모시고 있는 지금, 충신들의 삶과 저의 삶을 연관시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 나라의 임금을 모시는 분도 이렇게 목숨을 다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박재상이라는 분은 세 분의 임금으로부터 특별히 받은 은혜도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즉진명(忠卽盡命)하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들었습니다. 박재상은 임금의 자리에 계신 분은 하늘이 낸 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하늘을 모시는 마음으로 세 분의 임금을 모셨던 것입니다.
저는 상제님으로부터 너무도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선천 오만년 동안 저를 완성하기 위해 정성을 들여오신 상제님의 은혜를 저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깊고 깊은 은혜를 받고 있는 제가 어찌 상제님께 지극한 마음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제 저는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알았습니다. 저는 오직 상제님의 천지공사를 받들어서 완성된 도통군자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도통은 저를 위한 도통이 아니라 오직 천지를 위한 도통인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는 “너희가 아무리 죽고자 하여도 죽지 못할 것이요 내가 놓아주어야 죽으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수도인들에게 생명 속에는 상제님의 가호(加護)가 있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공부는 남을 죽이고자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남을 살리는 공부입니다. 그리고 수도인들의 뒤에는 상제님의 가호가 함께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이제 지극한 정성으로 상제님을 모시겠다고 스스로 마음속으로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