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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시간은 끝나게 되어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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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맘1 2023. 3. 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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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말을

남성을 높이는 근거로 잘못 이해하기도 한다.

 

하늘은 사람이 지향할 목표라면

땅은 발을 디디고 선 현실이다.

 

땅에 기반하지 않고 하늘만 바라본다면

결과물 없는 공허한 이상주의자가 된다.

 

물론 하늘이라는 원대한 목표 없이 땅에만 붙어서

하루하루 사는 데 급급하다면 평생 발전이라고는 없는 인생이 된다.

 

하늘과 땅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양이 살면 음이 자라나고, 양이 죽으면 음이 숨어든다

(陽生陰長 陽殺陰藏 《황제내경》)"고 했다.

 

음과 양은 서로를 보완하며 서로의 가치를 높여준다.

 

양과 음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이 있지 않다.

 

볕은 따뜻해서 좋고, 그늘은 시원해서 좋다.

 

그저 볕이 더 좋을 때가 있고

그늘이 더 좋을 때가 있을 뿐이다.

 

나무가 성장하는 일은 양이요

열매를 맺는 일은 음이다.

 

나무가 마냥 성장하기만 해서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활동하는 양이 있으면 휴식하는 음이 있어야 한다.

 

양은 좋고 음은 나쁜 게 아니라

양이든 음이든 한쪽만 있는 게 문제다.

 

일만 하고 쉴 줄 모르거나

매양 쉬기만 하고 도무지 일하지 않는 격이다.

 

이름도 거창한 음양 이론이 말하는 바는 간단하다.

 

자연의 이치대로 살라는 가르침이다.

 

여름에 반소매 옷을 입고 겨울에 털옷을 입듯이

낮에 일했으면 밤엔 쉬어야 한다.

 

"군자는 하루 종일 힘써 노력하고 밤에는 두려워하며 반성한다

(君子 終日乾乾 夕惕若), 《주역》, <건괘>)"고 했다.

 

낮에 일하고 내달리고 말하고 움직였다면

밤은 듣고 반성하고 쉬는 시간이다.

 

대립과 보완 못지않게 기억해 둘 음양의 특징은 순환이다.

 

음과 양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돌고 돈다.

 

아침에 해가 떠 한낮에 가장 뜨겁고

오후에 해가 기운 뒤 밤이 되면 진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다시 해가 뜬다.

 

봄에 양의 기운이 힘을 얻고, 여름에 양은 뜨거운 기운을 내뿜고

가을에 양은 힘이 빠지고 음이 힘을 얻기 시작하고

겨울에 양은 힘을 잃고 음의 세상이 된다.

 

그러나 다음 해 봄이면 다시 양이 힘을 회복한다.

 

그런데 태양이 가장 높이 이른바 남중 시각은 낮 12시 30분 언저리이지만

사람들이 가장 덥다고 느끼는 시간은 오후 2시 무렵이다.

 

태양이 가장 힘을 발휘해 낮이 가장 긴 절기인 하지는 6월이지만

실제로 가장 더운 때는 7~8월이다.

 

하지만 삼복더위에 한기가 들기 시작하는 법이다.

 

몸이 가장 뜨겁다고 느낄 때

실은 태양은 이미 절정을 지나 식기 시작한다.

 

'제멋대로의 정의'를 펼칠 만큼 제우스의 폭압이

극한을 달리던 무렵은 이미 그 힘이 달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프로메테우스가 굴복을 거부하고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궁즉통의 뜻

 

'궁즉통(窮則通)'이라고 한다.

 

《주역》에 나오는 말이다.

 

'궁즉통'의 원문은 이렇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궁하면 통한다'는 말은

'궁지에 몰리면 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아주 틀린 해석은 아니지만 원문의 뜻과는 차이가 있다.

 

원문에 등장하는 '궁(窮)하다'는

사태의 변화가 끝까지 갔다는 뜻이다.

 

여름이 깊어지면 점점 더워지지만

여름이 끝까지 가면 가을이 와 서늘해지면서 성질이 바뀐다.

 

'궁하면 변한다'의 원래 뜻이다.

 

뜨거운 열기가 고통이었다면

그 고통의 시간이 끝까지 가면

서늘함으로 바뀌어 고통의 시간이 끝난다.

 

'변하면 통한다'의 원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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