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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 - 『고사 한마디』

대순진리회 회보

by 벼리맘1 2023. 10. 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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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지추(囊中之錐)

 

 

글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교무부

 

 

 

 

낭중지추란 ‘주머니 속의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才能)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에게 알려짐을 이르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평원군열전(平原君列傳)」에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전국 시대 말기에 조나라가 진나라의 침략을 받아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때 조나라의 평원군(平原君)이 초나라로 구원병을 청하러 가게 되었다. 평원군은 식객을 3천 명이나 거느리고 있는 당대의 어진 선비로 이른바 사군(四君)01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초나라로 떠나기에 앞서 함께 떠날 사람 20명을 식객 중에서 고르기로 했다. 문무를 겸한 인사 19명을 뽑았으나 나머지 한 사람을 뽑기가 어려웠다. 이때 모수(毛遂)라는 사람이 자진해 나서며 평원군에게 청했다.
  “저를 함께 데려가 주십시오.”
  평원군은 그의 얼굴조차 처음 보는 듯하여 물었다.
  “그대는 내 집에 온 지 몇 해나 되었소?”
  “3년쯤 되었습니다.”
  “무릇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으면 송곳이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그 끝이 밖으로 나타나게 마련이오. 그런데 3년이나 내 집에 있는 동안 그대에 대해 이렇다 할 얘기를 들은 바가 없으니,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지 않다는 증거가 아니겠소. 그대는 좀 무리일 것 같소.”
  그러자 모수가 말했다.
  “그러니 저를 오늘 주머니에 넣어 주십사 하는 겁니다. 저를 일찍 주머니 속에 넣어 주셨더라면 끝은 물론이요 자루까지 밖으로 내밀어 보였을 것입니다.”
  모수의 간곡한 말에 평원군은 결국 그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리하여 모수도 20명 속에 끼여 초나라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평원군의 끈질긴 도움 요청에도 초왕은 진나라가 겁이 나는지라 얼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한 회담이 낮이 기울도록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이때 단 아래 있던 모수가 위로 올라와서 평원군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초왕이 평원군에게 물었다.
  “이는 누구요?”
  “제가 데려온 사람입니다.”
  “과인이 그대 주인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무슨 참견인가? 어서 물러가지 못하겠는가?”
  초왕이 큰 소리로 꾸짖었다.
  이때 모수는 차고 있던 칼자루에 손을 걸친 채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대왕께서 신을 꾸짖는 것은 초나라 군사가 많은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대왕과 신과의 거리는 열 걸음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 초나라는 땅이 넓고 군사가 강한데도 두 번, 세 번 진나라에 패해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즉 가까이에 있는 큰 위험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시면서 멀리 있는 위험에 대해 마냥 걱정만 하고 계신 것과 같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 조나라와 초나라가 동맹을 맺는 것은 조나라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장차 초나라의 근심을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결국 초왕은 모수의 위엄과 설득에 굴복하여 조나라에 구원병을 보내기로 굳게 약속을 하게 되었다.
  평원군은 맹약을 정하고 조나라에 돌아왔으며 초나라에서는 춘신군(春申君)을 장수로 하여 조나라를 구원하게 하였고 위나라의 신릉군(信陵君)도 또한 군대를 이끌고 조나라를 구원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평원군은 모수의 사람됨을 몰라보았음을 한탄하며 말했다.
  “나는 감히 다시는 선비의 사람됨을 아는 체하지 않겠습니다.” 그 이후로 모수를 상객(上客)으로 삼아 극진히 대접했다고 한다.02


 
  본래 낭중지추는 ‘숨겨진 자신의 재주가 사람들에 의해 알려진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모수는 자신을 평원군에게 천거함으로써 그의 재주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평원군은  모수를 진작 알아보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다시는 사람의 능력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대학』에 ‘성어중(誠於中)이면 형어외(形於外)’03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는 내면이 성실하면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뜻이다. 이 고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능력이 있으면 반드시 그 능력이 눈에 띄게 되므로 묵묵히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도전님께서는  “명덕(明德)을 수행하고 재덕(才德)을 계발하여 지선(至善)에 이르도록 힘써 나가야 한다.”04라고 말씀하셨다. 재덕이란 소·장(蘇秦張儀)의 웅변이나 강절(康節)의 지식, 이·두(李太白杜子美)의 문장, 장량(張良)과 제갈(諸葛)의 재조 등과 같은 것이다. 그들이 이와 같은 재능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남 모르는 정성과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수도인은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거나 혹은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할 것이 아니라 명덕과 더불어 재덕을 갖추는 데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수도인이 인망(人望)에 오르고 신망(神望)에 오르는 길이며 장차 하늘의 큰 쓰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01 중국 춘추 전국 시대에 이름난 네 명의 선비. 제(齋)나라의 맹상군, 조(趙)나라의 평원군, 초(楚)나라의 춘신군, 위(魏)나라의 신릉군을 이른다.
02 사마천, 『사기열전 1』, 김원중 옮김, (민음사. 2007)
03 『대학(大學)』 「성의장 (誠意章)」의 한 구절(此謂誠於中 形於外 故 君子 必愼其獨也).
04 『대순지침』, p.46.

 

 

 

출처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대순회보 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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