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벽화는 여주본부도장 자양당의 벽면에 있는 그림입니다. 4계절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 이 그림은 자양당뿐만 아니라 도장 건물 내부나 외부의 벽면에 여러 곳에 그려져 있습니다. 이 단순한 4폭의 그림에는 도(道)적으로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춘하추동(春夏秋冬) 각 글자의 의미를 파자(破字)하여 풀어보면, 봄 춘(春)은 풀 초(艹)와 어려울 둔(屯), 날 일(日)을 합한 글자입니다. 둔(屯)은 싹 날 철(屮)에 한 일(一)을 합하여 초목의 싹이 간신히 돋아난 모양을 뜻하니, 춘(春)은 풀이 햇볕을 받아 비로소 싹이 돋으려[屯]한다는 의미입니다. 여름 하(夏)는 머리 혈(頁)에 천천히 걸을 쇠(夊)를 받친 글자입니다. 혈(頁)은 관(冠)이나 탈을 쓴 사람의 머리를 본뜬 것이고 쇠(夊)는 춤을 추고 있는 양발을 형상한 것으로 하(夏)는 여름에 기우제를 지내는 무당의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가을 추(秋)는 벼 화(禾)와 불 화(火)의 결합으로 학문적으로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가을에는 벼를 수확하고 쭉정이는 불에 태우는 추수의 계절이라는 의미가 가장 와 닿습니다. 겨울 동(冬)은 뒤져서 올 치(夂) 자에 얼음 빙(冫) 자를 받친 글자로 1년 중 가장 뒤져오는 계절인 겨울을 뜻합니다. 얼음이 어는 겨울임을 강조하여 빙(冫) 자를 넣었습니다. 결국 춘하추동(春夏秋冬)은 벼[禾]의 싹을 틔워 모내기하고, 농사지어 그 결실을 추수하며, 다시 종자(種子)를 만들어 다음 해를 준비하는 벼농사 제반 과정의 1년 동안을 4계절로 나눈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벼이삭, 즉 ‘모’의 변천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계절(季節)에서 ‘계(季)’의 구조가 ‘벼[禾]의 싹(모)[子]’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전 우주를 주재하시는 법리(法理)로 “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而化)니라.”(교법 3장 27절)라고 하셨습니다. 우주 운행의 법칙이 도(道)이고 이것이 한 해 농사짓는 이치와 같으니, 봄에 생(生)하고 여름에 성장[長]하며, 가을에 거두[斂]고 겨울에 저장[藏]하는 것이 바로 도(道)입니다. 전 우주의 주인이신 상제님께서는 존호가 증산(甑山)으로서 시루[甑]의 이치로 오시고, 우주 운행의 법리인 도(道)의 주인이신 도주님께서는 존호가 정산(鼎山)으로서 솥[鼎]의 이치로 오셨습니다. 시루는 솥이 아니면 용사할 수 없고 시루와 솥이 배합하여 떡[德]을 찝니다. 시루 안에 모든 재료를 넣고 솥에 올린 후 불[火]을 지펴야 조화가 일어나 떡이 됩니다. 동학 농민운동이 일어났던 해인 갑오(1894)년 5월 어느 날 밤 상제님께서 주무시고 계시는 중에 한 노인이 꿈에 나타나 “나도 후천 진인이라. 천지현기와 세계대세를 비밀히 의논할 일이 있노라.”고 아뢰었습니다.(행록 1장 22절) 동학 농민운동이 진정되자 고부 지방의 유생들이 을미(1895)년 봄에 세상의 평정을 축하하는 뜻으로 두승산(斗升山)에서 시회(詩會)를 열었을 때 상제님께서 이곳에 참석하셨는데, 이때 한 노인이 상제님을 조용한 곳으로 청하여 작은 책 한 권을 전하니 그 책을 통독하셨습니다.01 유생들은 세상이 평온하다고 하나 세도는 날로 어지러워졌으니 상제님께서 이때 비로소 광구천하하실 뜻을 두셨습니다.02
도주님께서는 상제님께서 광구천하의 뜻을 두시던 해인 을미(1895)년 12월 4일에 탄강하셨습니다. 상제님께서 신미(1871)년 9월 19일에 강세하셨으니 도주님과 25년의 연세 차이가 납니다. 24는 24절후를 뜻하고 25에서 24를 제하면 1이 남는데, 1은 시작이고 주인(主人)이 되는 것입니다.03 상제님께서는 화천하시기 두 달 전인 기유(1909)년 4월 28일에 김보경을 비롯한 종도 몇 명을 앞세우고 들판에 나가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시고 “남아 15세면 호패를 찬다 하느니, 무슨 일을 못 하리오.”라고 하셨습니다.04 이 기차 안에는 도주님께서 타고 계셨습니다. 이날 도주님께서는 15세(15 眞主)로 만주 봉천(奉天)으로 향하시던 중 대전역 부근에서 상제님으로부터 삼계(三界)의 진주(眞主)로 상제님의 천지공사를 이어 삼계를 광구할 천명(天命)을 받으셨습니다. 이때 도주님께서는 15세의 어리신 나이에도 삼계를 광구할 큰 뜻을 품으셨습니다.05 그 후 도주님께서는 동지들과 구국운동에 활약하시다가 도력(道力)으로 구국제세(救國濟世)하실 뜻을 정하시고 입산수도 공부에 전력을 다하시던 중, 9년이 지나 23세 되시던 해인 정사(1917)년 2월 10일에 구천상제님의 대순(大巡)하신 진리에 감오득도(感悟得道)하시고 종통계승의 계시를 받으셨습니다. 이 일을 두고 도전님께서는 “도주님께서 진주(眞主: 15세)로 봉천명(奉天命)하시고 23세 시에 득도하심은 태을주(太乙呪)로 본령합리(本領合理)를 이루신 것이며, 『전경』에 12월 26일 재생신(再生身)은 12월 4일로서 1년 운회의 만도(滿度)를 채우실 도주님의 탄생을 뜻하심이다.”06라고 훈시하셨습니다.
전 우주, 천지의 모든 것이 낳고 자라며 군생만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온갖 법칙(法則), 변칙(變則), 조화(造化)를 도(道)라 하므로 생·장·염·장하는 1년의 변화인 12월이 곧 도입니다. 12월은 축(丑)월이고 축(丑)은 소이니, 소를 찾는 그림인 심우도(尋牛圖)는 도(道)를 찾는 그림입니다. 도주님의 탄강일 12월 4일에서 12는 도(道)를 뜻하고 4는 4계절, 즉 4철을 의미합니다. 4철은 1년 12달이니 4철 역시 도입니다. 12월 26일 재생신(再生身)은 12월 26일에 4일을 더하면 12월 30일이 되어 1년 열두 달, 만 도수(滿度數)를 채우실 도주님의 탄강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봉천명일인 4월 28일에서 4는 춘하추동 4철이고 28은 28수(二十八宿)를 의미합니다. 또한 득도(得道)일인 2월 10일에서 2는 음양이고, 10은 음수(陰數) 중에서 가장 큰 수입니다. 10을 ‘무대’라 하는데, 노름에서 무대를 잡으면 아무도 못 먹는다고 합니다. 무대는 무극대도(無極大道)를 말합니다. 23세 득도 시에 태을주 23자를 받으셨습니다. 수리(數理)적으로 본령합리(本領合理)를 이루신 것이고 2는 음양을, 3은 천·지·인 삼재(三才)를 의미합니다.07 도주님께서 득도하시던 해인 정사(1917)년 11월 30일에 도전님께서 탄강하셨습니다. 30일이 한 달이니 11월에 한 달을 더하면 12월로 역시 도를 의미합니다. 정사(丁巳)년은 정(丁)도 불[火]이고 사(巳)도 불[火]이므로 도전님께서는 불의 이치로 오셨습니다. 시루와 솥은 불이 없이는 조화를 이룰 수 없으므로 시루와 솥의 이치가 있는 금산사는 용소못을 숯[火]으로 메우고 솥을 얹은 후에 미륵불을 봉안한 것입니다. 숯은 목탄(木炭)이고 박달나무로 만듭니다. 시루산 옆에 부정리(扶鼎里)가 있고 그 옆에 쪽박골이 있습니다.08 도전님께서 “도생천지(道生天地)라 하나 그런 것이 아니다. 천지(天地)가 도요, 음양(陰陽)이 도요, 이치(理致)가 도요, 도가 즉 천지요, 이치가 경위(經緯)다. 경위가 즉 법(法)이다.”09라고 하셨습니다. 『대순지침』에는 “도(道)가 음양이며 음양이 이치이며, 이치가 곧 경위이며 경위가 법이라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10고 하셨습니다.
시간에도 음양이 있고 날에도 음양이 있으며, 달에도 음양이 있고 년에도 음양이 있습니다. 1년 12월 안에 모든 시간이 다 들어 있어 여기서 음양의 조화가 일어나니 12를 도(道)라 합니다. 음양이 5행으로 행보하므로 5일을 합하여 1후(候, 小候)라 하고, 3후가 모여 1절후(節侯)가 됩니다. 절후가 음양으로 둘이 모여 한 달이 되고, 다시 3달이 모여 한 철이 되며, 4철이 모여 1년이 됩니다. 한 달에 절후는 2번, 소후(小候)는 6번이 되니 1년이면 24절후, 72후가 됩니다. 1년 12달 안에 4계절이 있고 24절후가 있으며, 72후가 있는데, 이것을 도라 합니다.11 우리 도에서는 한 달에 6번, 1년에 72번, 자·오·묘·유시에 주일기도를 모십니다. 상제님께서 “세상 사람들이 절후문(節候文)이 좋은 글인 줄을 모르고 있나니라. 시속 말에 절후(節候)를 철이라 하고 어린아이의 무지 몰각한 것을 철부지라 하여 어린 소년이라도 지각을 차린 자에게는 철을 안다 하고 나이 많은 노인일지라도 몰지각하면 철부지한 어린아이와 같다 한다.”(공사 3장 34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때의 변화와 24절후의 운행을 알지 못하는 것은 도(道)를 알지 못하는 것이고, 도주님을 알지 못하니 철부지(哲不知)인 것입니다. 도주님께서는 무오(1918)년 10월 어느 날 모악산 대원사에 이르셔서 “개벽 후 후천(後天) 5만 년의 도수를 나는 펴고 너는 득도(得道)하니, 그 아니 좋을시구.”라고 하시고, 기축(1949)년 겨울에는 부산 동래 마하사에서 49일 공부를 마치신 후 “상제께서 짜놓으신 도수를 내가 풀어나가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12 상제님께서 펼치신 무극대운(無極大運)의 도수를 도주님께서 진법(眞法)으로 풀어내시어 해원상생 대도(大道)의 진리를 밝히셨습니다.13 도전님께서는 상제님의 대순하신 유지(遺志)를 계승하여 50년 공부종필로써 전하신 도주님의 유법(遺法)을 숭신하여 귀의할 바를 삼고자 대순진리회를 창설하시고 3대 기본사업과 3대 중요사업의 연차적 추진으로 도통의 완성과 지상천국 건설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만수도인을 영도해 오셨습니다. 도전님께서는 “대순(大巡)은 원(圓)이고 원은 무극(無極)이며 무극은 태극(太極)”이라 하셨습니다.14 이 우주가 우주된 본연 법칙이 태극에 있으니 태극은 유일무이한 우주의 근본진리입니다. 따라서 대순진리는 우주의 근본진리입니다. 춘하추동 4계절이 천지의 신용(信用)이요, 한래서왕(寒來暑往)의 절후 변화가 사시(四時)의 신용이듯이 대순진리는 천리(天理)와 인사(人事)의 합일성으로 구현되는 신도(神道)요, 유교나 불교와 하등의 관계가 없는 우주 자연(宇宙自然)의 법리(法理)인 것입니다.15
01 행록 1장 24절 참조. 02 행록 1장 25절 참조. 03 도전님 훈시(1989. 4. 12) 참조. 04 『증산의 생애와 사상』, p.265 참조. 05 《대순회보》 30호, 「성지순례: 만주 봉천(奉天)」참조. 06 『대순지침』, p.13. 07 도전님 훈시(1989. 5. 5) 참조. 08 행록 1장 4절, 도전님 훈시(1991. 2. 12) 참조. 09 도전님 훈시(1980. 9. 26). 10 『대순지침』, p.18. 11 도전님 훈시(1991. 4. 20) 참조. 12 교운 2장 11절, 47절, 48절 참조. 13 교운 2장 18절 참조. 14 여주본부도장 포정문 벽서(壁書), 「대순진리회」 참조. 15 『포덕교화기본원리1』, p.1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