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사람은 모자의 정과 애휼(愛恤)의 마음으로 아랫사람을 대하고, 대화의 길을 틔어서 수반체계를 관리하라.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바른 뜻을 그대로 받아 화목을 이룩할 때 체계 안에서 융화가 생겨 화평이 이룩되리라. (『대순지침』, p.85)
조직체계는 일반적으로 목적이 있는 단체가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개별적 부분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통일된 전체를 가리킨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 도에서 조직체계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도인 상호 간의 신뢰를 근간으로 하면서 상하의 은의로 질서를 세우고, 덕화로 체계의 질서를 유지하며, 예로써 체계의 질서를 지키고, 진리를 올바로 알고 가르쳐 체계의 질서를 바르게 정립시켜나가야 한다.01 그리고 조직체계를 관리하는 데서 유의할 점이 세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조직의 전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솔선수범하여야 한다는 것과 일 처리를 바르게 하여야 한다는 것, 법을 세워 일에 공정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단 조직체계의 관리를 위해서는 첫째, 솔선수범하여야 한다. 솔선수범이란 좋은 일을 내가 먼저 하는 것이다. 상생대도(相生大道)를 몸소 실천하는 데서 모든 조직체계는 굳어지는 것이므로 자존심이나 위세와 힘을 부리지 말고 도의 규율을 자각적으로 잘 지켜 실행해 나가야 한다.02 조직체계 안에서 누구나 위로는 선각과 임원이 있고 아래로는 수반 도인이 있으니 상봉하솔(上奉下率)을 솔선하여 실천하여야 조화를 이루어 화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상봉하솔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하의 예(禮)를 근본으로 하여야 한다. 경위가 바르면 질서가 유지되고 경위가 어긋나면 조직의 질서가 문란해져 체계가 허물어진다. 인간 사회에서 경위는 예절이다. 예절이 있는 사람을 보고 경우가 바르다고 하고 예가 없는 사람은 경우가 없다고 한다. 『논어』 「안회편」에 공자의 제자 안회가 인(仁)에 대해서 묻는 질문에 공자는 “자기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는 것(克己復禮)이 인(仁)이니라.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것이 그 유명한 네 가지 하지 말아야 할 것, 즉 ‘사물(四勿)’이다. 인간의 도리(道理)가 예를 체로 삼는 것이니, 도인들은 언제나 일거일동(一擧一動)을 법례(法禮)에 합당케 하고 도리에 알맞게 하여야 한다. 상봉 없는 하솔은 명분이 없고, 하솔 없는 상봉은 맹목적이다. 윗사람은 자모지정(慈母之情)과 애휼(愛恤)의 마음으로 아랫사람을 대하고, 대화의 길을 틔어서 수반체계를 관리하여야 한다. 이것이 윗사람의 도리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바른 뜻을 그대로 받아 화목을 이룩할 때 체계 안에서 융화가 생겨 화평이 이룩될 것이니, 이것이 아랫사람의 도리다.03 임원은 수반이 내 말을 들어주고 따라주어서 고마운 것이고, 수반은 선각과 임원이 있어 도를 알고 배워갈 수 있으니 감사한 것이다. 위아래가 서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상호 신뢰할 때 조직체계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조직체계의 관리를 위해서는 둘째, 일 처리를 바르게 하여야 한다. 조직체계를 관리하는 데서 일 처리를 바르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일 처리를 편벽되게 하거나 공명정대하게 하지 않으면 조직 안에 불만이 생기게 되고, 그 불평불만은 공감자를 찾아 확산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조직의 융화단결을 해치게 된다. 도의 일 처리는 무편무사(無偏無私)하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하여야 한다. 조직체계의 관리상 올바른 일 처리에서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은 입도자의 선도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입도자의 신분을 잘 파악하여 덕화손상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한다. 입도의식은 입도자의 첫 정성이고 두 번 다시 할 수 없는 것이며, 상제님 전에 올바르게 수도하여 수도의 목적을 완성하고자 맹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성의껏 전수를 차려 올리고, 의례에 성·경·신을 다하여야 한다. 주변을 깨끗이 하고자 마당을 쓸고 골목을 청소하다 보면 자연히 이웃이 그 혜택을 입는 것이다. 또한, 국가 사회의 혜택을 입지 않고 이웃과 화합함이 없이 자신 혼자 잘 살 수도 없는 것이다. 남을 잘 되게 하는 것은 상생대도(相生大道)의 기본원리요 구제창생의 근본이념이다. 그러므로 우리 종단에서는 종단 창설 이래로 3대 중요사업을 연차적으로 계획하여 도인들의 성금의 70%를 사회에 환원해왔다. 이는 일찍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어떤 종교단체도 실행하지 못한 전대미증유의 광제창생을 위한 실천이다. 이렇게 소중한 쓰임이 되는 도인들의 혈성은 어디까지나 자진 성(誠)이 되어야 하며 월성의 다과를 논하거나 강요된 성금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성금은 도인이 심신합일(心身合一)의 실천수행을 통한 한 달 동안의 정성 표현이고, 상하가 관통하는 이치며, 복을 받는 근본이므로 성금을 대납하는 잘못을 범하여서는 안 된다.04 조직체계의 관리를 위해서는 셋째, 법을 세워 일에 공정을 기하여야 한다. 도전님께서는 “윗사람은 매사에 예를 갖추어 공정을 기하고 아랫사람은 직책을 예법에 합당케 하여야 한다.”05라고 하시며, “하극상(下剋上)은 배사율에 걸리고 상기하(上棄下)는 자멸을 가져오리니, 모두 제자리를 제가 지켜서 질서를 유지하기에 힘을 모으기 바란다.”06고 당부하셨다. 하극상은 아래가 위를 거스르는 것이고 상기하는 위가 아래를 버리는 것이다. 상제님께서 “선천에서는 상극지리가 인간과 사물을 지배하였으므로 도수가 그릇되어 제자가 선생을 해하는 하극상(下克上)의 일이 있었으나 이후로는 강륜(綱倫)이 나타나게 되므로 그런 불의를 감행하지 못할 것이니라. 그런 짓을 감행하는 자에게 배사율(背師律)의 벌이 있으리라.”(교법 3장 34절)라고 말씀하셨듯이 하극상은 그 죄가 커서 감히 행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상기하 역시 위가 아래를 버리는 것은 자기가 자신을 버리는 것과 같아서 스스로 멸망을 자초하는 것이다. 하극상이나 상기하, 어떤 것도 조직체계를 관리하는 데서 범하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모든 도인은 자신의 기량에 따라 응분의 직책이 주어져 있으니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그 직분에 따른 역할에 다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는 것만으로도 서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조직 안에 화합이 이루어지고 향후 화합된 힘을 통하여 큰일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조직체계를 잘 관리하여 방면 사고의 요인을 미리 탐지하여 덕화손상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한다. 덕화손상은 도의 진리(종지·신조·목적)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데서 일어나는 것이다. 도인들이 포덕·교화·수도를 통하여 상제님의 덕화를 펼쳐나가는 것이 임원과 수반 상호 관계를 유지하고 나아가서 체계질서를 유지하게 되는 근본 매체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01 《대순회보》 117호, 「Q&A 게시판」 참조. 02 『대순지침』, p.84 참조. 03 『대순지침』, p.85 참조. 04 『대순지침』, pp.87~88 참조. 05 『대순지침』, p.69. 06 『대순지침』, 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