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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와 하이데거의 질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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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맘1 2023. 6. 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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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질문>

 

혹시 고등학교 윤리 등의 수업 시간에 플라톤의 초기 대화편인

《소크라테스의 변론》의 내용을 다룬 적이 있는가?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시민으로

정치인, 시인, 장인 등 현명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사람을 붙잡고

'질문'을 던져 그들의 지식에 기본이 없다는 사실을 들추어냈다.

 

그 결과,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에게 억지 이론과 무신론을

주입하는 죄인이라며 그에게 적의를 품은 집단에게 고발되었다.

 

법정에 불려간 소크라테스는 억울함을 주장하며

늘어앉은 시민 배심원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그들의 수많은 거짓말 중 특히 나를 경악하게 만든 한 가지는

내가 엄청나게 뛰어난 달변가이기에, 여러분이 나에게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

혹시 그들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엄청난 달변가'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겠지요.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소크라테스의 이야기가

'엄청난' 변론이었다는 고발자의 경고에 대해

 

소크라테스 본인은 그것을 부정하면서

'진실을 말하는 것'을 '엄청나다'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엄청나다'의 어원인 '데이논(deinon)'에는

'두렵다' 혹은 '불쾌하다'라는 의미도 있다.

 

그렇다면 소크라테스의 표현에서는

상식을 의심하지 않는 일상의 언어활동에서 본 철학적 질문의 이상함

(뛰어난 식견을 무너뜨리는 궤변)과 철학적으로 묻는 사람이 스스로 나서서

떠맡는 이상함(진실을 말하는 것)의 양면적인 '엄청남'을 간파할 수 있다.

 

철학적 질문에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동요시키는 이상함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하는 철학자가 말하는

'진실(aletheia)'이란 무엇일까?

 

바로 철학자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은 지(知)를 가지고 있지 않은

다시 말해 무지라는 불확실성에 맞서야한다는 것이다.

 

플라톤을 연구하는 일본의 노토미 노부루교수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확실한 지(知)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들추어내면서

 

동시에 소크라테스 자신도 지(知)가 부족하다는

자각을 깊어지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따라 질문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소크라테스와

아테네 시민은 인간에 어울리는 '모른다'라는

불확실한 사실에 발이 묶이게 되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는 질문이라는 행위를

소크라테스는 '영혼에 대한 배려'라고 불렀다.

 

여기에서 철학적 질문이 철학을 뛰어넘어

사람들 내면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상의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한 활동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정치가가 말하는 선(善) 등의 다양한 상식은

일상생활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철학적 질문은 답이 없는 불확실한 것이기에

그들의 상식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질문을 권하는 소크라테스는

영혼을 배려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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