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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와 하이데거의 질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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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맘1 2023. 6. 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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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의 질문>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마르틴 하이데거도

그리스의 비극 시인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에 나온

'인간보다도 무서운(deinon) 존재는 없다'라는 표현을 길잡이로 삼아

'질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에게 인간의 본질은 질문 가능한 것이며

바로 그것이 인간을 차별화된 존재로 만든다.

 

하이데거는 자신의 저서 《존재와 시간》(1927)에서

이를 확실하게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서 그는 인간을 '현존재(Daesein)'라고 부르는데

현존재의 가장 첫 번째 정의는 '질문을 던지는 자'이다.

 

이 정의의 포인트는 질문하기 위한 전제

즉 문제가 되는 사항의 불확실성을

현존재가 언제나 받아들이고 만다는 것이다.

 

사항의 불확실성을 알지 못한다면 질문할 필요가 없으며

애초에 '묻다'라는 동작의 의미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하이데거는 소크라테스와 똑같이

현실의 불확실성에 맞서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인식했다.

 

흥미로운 점은 '질문을 던지는 자'가

하이데거가 논하는 철학의 주제를 거의 망라할 정도로

다양한 사항의 모든 바탕이 된다는 점이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동굴의 비유'와도 공통적이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의 서론에서

그의 철학 프로젝트(존재의 질문)에서는

무엇을 문제삼고 있는지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다.

 

순서를 설명하면 우선 만물의 존재 자체와

그에 '질문을 던지는 자'인 현존재

다시 말해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제1~2절).

 

그리고 물리나 생물, 문화물 등 다원적 영역으로 나누어지는

모든 실제(제3절)와 그저 전체 속에서 살아가는

'나'와 타인(제4절)을 다루고 있다.

 

이는 존재하는 모든 사상을 존재자로서

구성하는 데 필요한 순서로 나열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사상에 몰두하는 철학적 탐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설명하는데 그 길은 중의적이다.

 

반면 탐구는 '나'의 가까이에 있는 일상에서 출발하여

마지막에는 모든 존재자에게 공통하는

존재의 일원적 의미를 목표로 한다(제5절).

 

이 탐구의 경로는 <도표 1>의

'인식의 순서' 화살표가 나타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똑같은 탐구가 '나'와는 다른 시점에 선,

과거 타인의 존재론과의 대화에 휘말리는

다원적인 성격도 갖는다(제6절).

 

제5절과 제6절에서 볼 수 있는 이런 탐구의 중외적인 특징은

<도표 1>에서 '일원적'과 '다원적'으로 표현되었다.

 

이렇게 《존재와 시간》에서는 제1절부터 제6절까지

철학이 문제삼을 수 있는 사상과

철학이 나아가야 할 탐구의 전체상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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