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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악의 평범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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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맘1 2023. 6. 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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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히만은 1960년 5월 11일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에 체포되어 압송되었다.

 

그렇다면 저자인 한나 아렌트의 삶은 어땠을까?

 

그 또한 아이히만과 마찬가지로 1906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이후의 삶은 아이히만과 크게 달랐다.

그가 '유대인'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아렌트는 반항적인 청소년 시절을 거쳐 마르부르크 대학에 진학했고, 이곳에서

스승이자 연인인 마르틴 하이데거를 만나 사상적으로 짙은 영향을 받았다.

 

고통은 1933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뒤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게슈타포에 체포되어 일주일 동안 감금되었다가

가까스로 풀려났고

 

프랑스로 망명하여 반나치 운동에 참여하던 중 이곳에

나치 독일의 괴뢰 정부가 들어서는 바람에

강제 수용소로 보내지기도 했다.

 

그는 필사의 탈출을 감행해, 마침내 미국으로 망명하게 된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 소식을 듣게 된 직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재판의 직접 참관을 원했던 그는

예정되어 있던 강의를 모두 취소하고,

<더 뉴요커>의 특별 취재원으로 예루살렘으로 떠나게 된다.

 

취재 결과는 '전반적인 보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제목으로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기고되었으며

 

이후 후기와 '악의 평범성에 관한 보고서'라는

부제가 더해져 도서로 발간되기에 이른다.

 

이 책은 예루살렘에서 언론에 배부한

아이히만의 재판 속기록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검찰이 제출한 기록과 피고인 아이히만 측이

소환한 증인들의 서약 진술서, 아이히만 자신이 작성한 원고 등이

참고자료로 활용되었다.

 

아이히만의 재판 내용을 담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과연

철학서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20세기를 살아간 철학자와 사상가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책 중 하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재판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눠보자.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공개되었다.

 

이 재판이 전 세계 유대인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으리라 판단한

이스라엘 정부와 재판 관계자들의 결정 때문이었다.

 

검찰은 아이히만의 재판을 가능한 한

공정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했고

 

재판 전 정신감정을 진행하거나 독일인 변호사를 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절차적 하자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재판의 결론은 사형.

죄목은 '인류와 유대 민족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중범죄자의 재판에

어떤 특이점이 있었기에 아렌트를

비롯한 수많은 사상가가 이 재판에 주목했던 것일까?

 

▶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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