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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지만 아름답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 4

좋은 글

by 벼리맘1 2023. 2. 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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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다수의 아내를 거느린 주요 목적은

아내들이 다른 사람을 돌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여자가 착취당한 걸까?

 

여자들은 언제든 자유롭게 이혼을 하고 다른 남자를 찾을 수 있었다.

 

혼자서 살 수도 있었다.

 

그들의 사회는 터부나 돈 때문에 참고 살아야 하는 사회가 아니었다.

 

그러면 성적으로 방종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가?

 

바로 이런 반사적인 반응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상상력의 부재를 증명한다.

 

기초적 생계가 보장되어 자유로워지면 사람들이 모조리 타락하고

일도 하지 않고 사회가 후퇴할 거라는 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고 생계에서 자유로워졌을 때

누구나 자발적으로 훌륭한 삶을 산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다.

 

원주민들 역시 특별히 선하거나 악하지 않았다.

 

그들이 유럽인보다 미개했던 것도, 뛰어났던 것도 아니다.

 

대신 그들에게는 유연성이 있었다.

 

개개인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전쟁이 벌어질 때면 호전적이고 강압적인 리더를 뽑아 그에 맞는

정치 체제를 만들었고, 평화로운 시기에는 온화한 리더들로 대체했다.

 

식량이 많은 계절과 굶주림을 피할 수 없는 계절에도

각기 다른 형태의 일상과 정치를 채택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살인이나 절도 등 범죄를 저지른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처벌을 하고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모조리 범죄자가 될 것이다.

 

그건 현대를 살아가는 내 생각이다.

 

다른 가능성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원주민 사회에서는 이런 범죄행위를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사회가 피해자에게 보상한 다음,

범죄자는 사회 전체에서 감시를 하고 가르쳤다.

 

역시 상상하기 어렵다.

 

워낙 소수의 사람이 모여 살았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이런 제도는 엄청나게 인구가 밀집되어 있었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뚜렷한 사회들에서도 존재했다.

 

저자들은 이런 역사적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묻는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다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다른 시도들을 해보고,

다양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고,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나는 여기서 상상이란 뭘까 생각했다.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지 않으면 미래에 어떻게 될까?

 

지금 돈을 벌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상상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공포에 질리게 만든다.

 

하지만 공부를 하거나 하지 않고, 돈을 벌거나 벌지 않고

대가를 치르는 양자택일의 선택이 아니라

그런 선택 밖의 삶을 떠올리는 것도 상상으로 가능하다.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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