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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없는 인생을 살고 싶은 당신에게 3

좋은 글

by 벼리맘1 2023. 5. 1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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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자기 방식대로 맞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살핌과 사랑을 느끼며 생을 마감할 권리가 있다.

 

한편 인간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죽기 위해서도 다른 사람의 도움과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생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태어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온전히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긴다.

 

심할 경우 먹고 씻고 배설하는 것까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다시 한번 갓난아기 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삶을 시작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삶을 마감하도록 운명 지워진 게 바로 우리 인간이란 존재다.

 

이에 대해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의 입을 빌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랜 기간 고통에 시달린 뒤 어느 순간 이반 일리치는

고백하는 게 지독히 창피했지만 누군가 자기를 병든 어린애처럼

불쌍히 생각해 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그는 누군가 살살 어린애를 달래듯이 자기를 어루만져 주고

입을 맞추고 자기를 위해 눈물을 흘려 주길 원했다.

 

그는 자신이 요직에 있고 수염이 하얗게 세는

나이이기 때문에 그런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런 대접을 받고 싶었다."

 

그러므로 죽어 가는 사람의 손을 잡고

같이 울며 그를 어루만져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가 편안한 위안 속에서 외롭지 않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은 훗날 나에게 닥칠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 또한 죽음 앞에서 갓난아이가 될 터이고

누군가의 부드러운 손길을 절실히 원하게 될 테니까.

 

어쩌면 죽어 가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죽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죽음은 삶의 일부다.

 

사람들은 살 때도 죽을 때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싶어 한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죽음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죽음을 통해 우리의 삶을 성숙시키고 완성시킬 수 있을까?

 

22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처음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직면했을 때 나는 내가 좀 더 멋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 또한 이반 일리치와 다르지 않았다.

 

내게 닥친 운명을 원망하고 분노했으며

한없이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

 

"이반 일리치의 생활은 가장 단순하고

가장 평범했기 때문에 가장 두려운 것이었다."

 

이반 일리치에 대한 묘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이 짧은 문장 안에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와

두려움 없이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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